되돌아보기-한국민속예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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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싸움놀이

1969.10 전라남도 민속놀이
작품해설

고싸움놀이는 우리나라 민속놀이 중에서도 가장 투지가 넘치고 격렬한 놀이이다. 때문에 옛날 에는 부상자가 많이 생기고,고싸움이 끝나면 서로 인사는 물론,품앗이도 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이유는 이 놀이의 세 가지 기능 때문이다.

첫째,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민속신앙적 기능이다.
둘째,자기 마을사람들을 단결시켜 협동심을 북돋우는 사회적 기능이다.
셋째,놀이의 전체 과정에 참여하는 농악대의 우수함을 서로 과시하려는 예술적 기능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격렬한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작품유래
고싸움놀이는 전라남도 광산군 대촌면 칠석리 옷돌마을에서 해마다 정월 초순경부터 시작하여 15일에 절정을 이루는 세시풍속의 하나이며,이 지방 고유의 민속놀이이다. 이 고싸움놀이의 역사적 유래에 대해서는 이에 관한 기록이 없으므로 상세히 살펴볼 길이 없다.

다만 전승지 촌로들의 말을 빌리면 옷돌마을은 풍수지리설에 와우상이라 터가 거세어서 이 기를 누르기 위하여 이 놀이가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설은 전국적으로 큰 마을마다 전해 지는 것으로서 믿을 만한 근거는 못된다.

그래서 이 놀이의 앙상*을 가지고 추론해 보면,이 고싸움은 전남의 장흥지방을 중심으로 한 대보름 줄다리기(줄쌈이라고도 함)의 전희에서 분리 형성된 놀이라는 것이다. 그 논거는 오늘날에도 장흥,강 진,해남의 줄달리기에서 그 전희로써 이 고싸움놀이라는 것을 벌이고,이어서 줄다리기를 한다는 점에 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줄다리기의 전희인 고싸움놀이와는 차이가 있지만 장흥지방에서는 줄다리기 를 고싸움이라고도 부르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작품구성
고싸움놀이는 특별한 놀이과장이 나뉘어 있지는 않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진행된 다. 옛날에는 ⑴ 고샅고싸움,⑵ 고만들기,(3) 당산제,(4) 매귀굿,(5) 샘굿과 판굿,(6) 마당밟기굿,(7) 행군,(8) 격전,(9) 뒷마당 등의 과정을 거쳤으나 오늘날에는 기풍이나 점풍행사로서의 제의축제가 아 니라 하나의 민속놀이 축제의 기능이 확대되어 과정이 일부 생략되어 (1) 고만들기,(2) 행진,(3) 싸움 준비,(4) 결전,(5) 뒷마당 등의 과정을 거친다.

놀이꾼의 구성은,우선 동부(상촌)와 서부(하촌)으로 나누고 각 편은 다시 지휘자인 줄패장,고를 매고 싸우는 멜꾼 7?8명,꼬리줄잡이 70?80명,농악대,깃발과 기수,횃불잡이(10) 등으로 이루어진다.

내용
고싸움놀이는 옛날에는 음력 정월 초열흘 경,어린이들의 고샅(골목)고싸움부터 시작되었다. 위 아랫동네 어린이들이 조그만 고를 만들어 서로 어르고 놀리면서 싸움이 커져 드디어 16일에는 온 동네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본격적인 놀이가 되어 절정을 이루고,17일부터는 진편이 재도전하기도 해서 20일까지 계속하다가 승패가 나지 않을 때에는 2월 초하루 고를 풀어서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로 최후 승패를 겨루었다.

오늘날에는 제의적 의미가 쇠퇴하고 일종의 전통계승을 위한 놀이로 정착되어 제10회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할 때의 진법을 많이 활용한다.

정월 13일과 14일에는 놀이에 쓸 고를 만든다. 정월 대보름날 오후 상· 하촌 놀이꾼들은 줄을 메고 각기 자기 마을 앞을 행진한 다음 동네 앞 논으로 향한다. 이때 노래를 부르고 농악을 치면서 흥을 돋운다.

놀이판에 이르면 상호 간에 전의를 북돋우는 노래와 환성을 지르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한참 서로 어루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면 줄대장의 지휘에 따라 두 고가 서로 마주보고 싸움준비를 한다.

앞으로 전진했다가 뒤로 물러서기를 몇 번 거듭하다가 줄패장이 ‘밀어라!’ 하고 명령하면 놀이꾼들은 함성을 올리며 돌진하여 상대방 고의 정면에 부딪친다. 그러면 고는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고 위의 줄패장들은 서로 엉켜 밑으로 밀어내려고 싸움을 벌인다. 이렇게 한참 접전을 하다가 힘이 빠지면 줄 패장은 ‘빼라!’ 하고 명령한다. 양편이 뒤로 물러나 휴식하는 동안 양 고의 사이에 끼어들어 한바탕 신나게 논다.

휴식을 취하고 전열이 가다듬어지면 다시 돌진하여 접전한다. 그렇게 몇 번의 접전 끝에 결국은 승 패가 나게 된다. 싸움이 끝나면 진편이 또다시 접전하려고 달려드나 이긴 쪽이 고머리를 돌려 응전하 지 않고 승전가를 부르면서 자기 마을로 향한다. 진편은 억울하지만 할 수 없이 농악대를 앞세우고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마을에 도달한 놀이꾼들은 고를 내려놓고 부농집에 마련된 주안상에서 술을 마시며 농악으로 흥겹 게 놀면서 내년을 기약한다.

수릉원

경상남도 김해시 분성로 261번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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